ㅇ 일 시 : 2003년 7월 14(월) 02:00~19:00 (약 17시간)
ㅇ 코 스 : 중산리 -> 천왕봉 -> 성삼재 (약 33.4km)
ㅇ 날 씨 : 지독한 가스
ㅇ 누 가 : 작성자 1, 지상 지원조 2(와이프1, 아들1)
ㅇ 코스별 시간
01:50중산리 매표소
02:12 칼바위
02:45 망바위
03:10~20 로타리산장, 법계사
04:00 개선문
04:20 천왕샘
04:40~50 천왕봉
05:30 제석봉
05:40~06:10 장터목 대피소
07:10 촛대봉
07:20~40 세석 대피소
07:50 영신봉
08:30 칠선봉
09:40 선비샘
10:10~11:00 벽소령 대피소
11:35 형제봉
12:30~13:00 연하천 대피소
14:14 토끼봉
14:38 화개재
15:00 삼도봉
16:05 임걸령
17:31 노고단
18:46 성삼재
ㅇ 산행에 앞서
꿈에 그리던 지리산 종주
서울 근교에 사는 샐러리맨으로서는 여러모로 힘든일이다
일찌감치 잡은 일주일간의 휴가를 이용하여 꿈을 이루기로 계획하는데
쉽지가 않았다.
휴가기간에 혼자만 간다는 가족들의 불만,,,그리고 홀로 종주시의 이동방법 등등
그래서 꿩먹고 알먹는 식으로 가족들에게 지상지원을 맡기고 홀로 종주키로 한다
물론, 종주후에는 가족들과 남은 휴가를 지리산 주변 관광을 당근으로 제공하고..
ㅇ 산행기
토요일(12일) 집을 출발 5시간 정도 걸려 중산리에 도착
그러나 몇일전부터 내리는 비는 일기예보대로 그칠줄을 모르고 계속내리고 있다
더구나 D-DAY로 정한 일욜은 비가 더 내릴것이라는 예보에 불안해 진다
아니나 다를까 일욜 새벽 일어나니 빗줄기가 더욱더 굵어 졌다
초보가 너무 무리하면 안될 것 같아 일정을 14일로 순연키로 한다
14일은 일기에 관계없이 추진키로...하고 월요일 새벽 일어나니 비가 그쳐있었다
어제 일기예보에 의하면 당분간 장마전선이 소강상태 일것이라고 하였다.
집사람이 해준 주먹밥 도시락 2개와 행동식을 충분히 챙기고 드디어
중산리 매표소를 당당히(?) 통과 (02:00)
조금 올라가니 법계교 밑으로 불어난 계곡물이 힘차게 흘러가고
천왕봉 이정표를 확인하고 진행
주위는 온통 암흑 천지인데가 비온뒤 안개마져 끼어 사방을 분간하기가 힘들지만
워낙 이정표가 잘되어 있어 큰 어려움 없이 올라간다
칼바위(02:10), 망바위(02:45)를 무난히 지나 로타리 산장에 도착(03:10)하니
이전부터 들리던 목탁소리는 멈추고 종소리와 풍경소리가 들려온다
이시간에도 수도하시는 스님이 계시다니 반갑기도 하구..존경스럽기두 하구
바람에 잔잔히 흔들리는 풍경소리를 들으니 올라면서 두렵고 불안했던 마음이 잔잔해진다
로타리 산장안을 잠깐 들여다보니 두분이 주무시고 계셨는데 내 인기척에 깨셔서
죄송하다는 말씀을 남기고 나와 식수를 보충하고 다시 출발 !
힘겹게 오르막을 치고 오르니 안개 가운데서도 드디어 사방 조망이 좋아지면서
중산리 지구의 가로등불과 저멀리 어딘지 모를 도시의 불빛이 아롱거린다
사방 분간이 안가는 계곡길에 비해 능선길은 다리에 힘을 생기게 한다
개선문(04:00), 천왕샘(04:20)을 지나니 가스는 더욱 자욱해 진다.
가파른 약간의 너덜지대를 지나니 드디어 장터목산장과 대원사 계곡 갈림표시가
있는 천왕봉 이정표를 만난다(04:30)
여기서 오늘 처음으로 등산객 3분을 스쳐지나며 가볍게 인사한다
바쁘신거 같아 말씀은 못 나누었지만 장터목에서 1박하고 대원사 쪽으로 하산
하시는 것으로 짐작한다.
가스를 헤치고 사진으로만 보던 천왕봉 표지석을 찾아 어루만져보고 사진 한방을
박는다. 일출 시간도 많이 남고 일출도 기대하기 힘든 날씨여서 정상석 밑에서 잠시
바람을 피하며 감개무량해 하다 장터목으로 향한다
그런데 통천문 계단을 조금 지나 아쉬운 마음에 뒤 돌아보니 구름이 붉게 물드는게
일출을 볼지도 모른다는 기대감에 부풀게 하여 정신없이 뛰어 전망 좋은 곳에 자리잡고
일출을 기다렸지만 구름이 왔다갔다 하기를 반복할 뿐 더 이상은 없었다
일출에 대한 아쉬움을 뒤로 하고 제석봉 운해를 보며 장터목 대피소에 도착(05:40)
여기까지는 계획대로 순조롭게 진행이 되어 다행이라고 생각하며 여유있게 아침도 먹고
몸도 풀고 취사장의 주인모를 버너를 빌려 몸도 데피고 성삼재를 향해 출발(06:10)
촛대봉을 지나 세석에 도착(07:20)
체력유지를 위해 산행중 주구장창 먹어댄 육포, 초코렛, 사탕 등으로 뱃속이 부글부글거려
화장실에 들렀는데 3분을 채 앉아이기가 힘들정도로 냄새가 지독했다
문든 군 시절이 생각나면서 그 와중에서 미소가 지어졌다..
아마 이보다 지독하면 더 지독했지
속 시원하게 세석을 출발, 벽소령을 향했다
영신봉을 가뿐하게 접하고 멋진 바위의 칠선봉을 지나 선비샘에 도착하니
샘물인지 폭포수인지! 비로 인해 시원스럽게 나오는 pvc 파이프 물줄기에 입을 대고
벌컥 벌컥 들이기니 정말 꿀맛이다.
이후 벽소령까지는 꿈결같은 비단길의 연속이었다
여유있게 오늘 산행의 중간지점인 벽소령 대피소에 도착했다(10:10)
대피소에서 잠시 쉬는데 공단 직원이 어디까지 가느냐고 묻길래
성삼재까지 간다고 했더니 남은 구간이 힘들거라고 너무 무리하지 말란다
고도표를 보니 남은구간이 말그대로 올라갔다 내려갔다 파도타기 구간으로
고생이 예상된다.
하지만 여기까지도 잘 왔는데 남은 구간도 잘 갈 수 있을것이라고
자신하고 충분히 휴식을 취한후 대피소를 나온다
웅장한 바위의 형제봉을 지나고 연하천 대피소에 도착하니 점심때가 되었다
남은 한통의 주먹밥 도시락을 게눈 감추듯 먹어치운후 종착지 예상시간을 지상 지원조에게
전달하고 출발
그러나 이때 깜빡하고 식수를 충분히 보충하지 못해서 남은 구간 고생의 실마리를
제공하게 된다
임걸령까지 500ml 생수병 하나로 견뎌야 했다. 날씨는 덥지 않았지만 계속 먹어대는
행동식과 염분 보충을 위해 먹는 소금을 덩달아 먹기가 곤란하였다
토끼봉을 오른이후 화개재까지는 걱정스러울 정도로 한참을 내리 꼿는다
다행히 아직까지 그렇게 힘든 상황은 아니여서 좀더 진행속도를 높여 본다
그러나 화개재에 내려선 이후부터 오늘의 하이라이트 뺑이가 시작될 줄은 예상을 못했다
화개재를 조금 지나자 마자 나타나는 공포의 삼도봉 계단은 오바페이스한 나의 몸을
완죤히 지치게 만들었고...삼도봉 정상에 올랐을때는 거의 제정신이 아니었다
물도 부족하고 행동식도 맘대로 먹을수 없고..
그 와중에도 삼도봉에서 보는 조망은 마음을 시원하게 했다
그나마 임걸령으로 향하면서 한고개 (노고단)만을 넘으면 된다는 위안을 삼았다
반야봉이 위용이 가까워 졌으나 오늘은 도저히 올라갈 심적, 체력적 여유가 없어
가볍게 포기하고 주능선 방향으로 계속 진행한다
드디어 임걸령샘에 도착 !
패트병을 한가득 채워 한번에 다 들이키고 다시 두병 가득 채우니 세상 제일 부자가
된 듯하다
다른 분들에게는 죄송하지만 흐르는 물에 발을 담그니 뜨끈뜨근한 발바닥에 소름이 끼칠
정로로 차다
이제부터는 체력보다는 정신력에 의존해야할 구간인 것 같다
돼지평전을 지나면서 서서히 노고단이 윤곽을 나타내고 노고단이 점점 가까워 지면서
사람들의 왁자지껄함도 커진다.
거의 평지와도 다름없는 능선길도 천근만근 다리로는 벅차고 숨이 가쁘다
겨우 기다시피하여 드디어 노고단에 도착한다...
벌써 모든 긴장이 풀리고 안도감이 몰려온다
부탁하여 사진한방 박고 성삼재에서 기다릴 지원조를 생각해서 바로 성삼재로
향하는데 한걸음 한걸음이 힘들다
노고단 대피소를 지나 돌계단길을 내려가니 임도에 반가운 지상 지원조들의 모습이
보인다..성삼재에서 쉬엄쉬엄 올라 왔단다...반갑다.
시원하다 못해 차가운 계곡물에 발을 한번 담그고 최종착지인 성삼재에 도착
꿈에 그리던 길고긴 지리산 종주를 마감한다...
안개에 쌓인 천왕봉 표지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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